창원조각비엔날레 박경주 작가 인터뷰

Posted on October 23, 2014 Under 뉴스

2014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돝섬과 마산 중앙부두, 마산합포구 원도심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전체 40여 개 작품 중 부림시장(마산합포구 부림동)에는 한 작품이 설치됐다. 반지하 골목, 옛 회센터가 남아 있는 ‘행복시장’에 박경주(46) 작가가 커뮤니티 아트 ‘시스루’를 선보였다.

횟집이었던 빈 식당에 형광색 시스루(Seethrough) 옷을 입혔다. 횟집 벽면에는 마산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영상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살구색과 천장에 달린 미러볼은 활기를 상징했다. 창동예술촌과 부림시장 속을 들여다보고 예술과 커뮤니티 공존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인데 마산 원도심과 조화를 지향한 창원조각비엔날레 주제와 잘 맞다.

박경주 작가는 왜 이런 작품을 생각했을까.

“커뮤니티 아트를 기획하고 지난 7월부터 창동예술촌 입주 작가, 인근 상인을 만나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했다. 그 수집한 결과를 비디오로 보여주고 있다. 빈 식당은 시스루 옷을 입혔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가리고 싶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다.”

지난 20일 부림지하상가 내 행복시장에서 인터뷰 중인 박경주 작가. 작가가 서있는 공간이 그의 설치작품 ‘시스루’다. /김구연 기자

옛 회센터는 한때 마산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어디 있는지 찾기도 쉽지 않을 만큼 잊힌 곳이다. 8년 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돼 행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꾸며졌지만 현재 생기를 잃었다.

작가는 행복시장이 창동예술촌과 대조적이라고 했다.

“문을 닫은 식당, 장사를 이어가는 몇몇 점포, 도시재생을 위해 애쓴 작가들의 흔적.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계단만 오르면 보이는 창동예술촌과 아주 다르다. 마산 원도심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민들도 과거 향수에 빠져 사람들이 떠났다고만 말한다. 그땐 그랬다고.”

작가는 떠난 이 대신 새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바로 이주여성이다. 그는 지난 21일 시스루 파티라는 이름으로 이주여성을 초대해 요리대회를 열었다. 이주여성을 비롯해 지역주민, 예술가들과 좌담도 했다. 커뮤니티 아트에 계획된 퍼포먼스였다.

박경주 작가는 호루라기를 불며 봉으로 행복시장 이곳저곳을 두드렸다. 유쾌한 분위기였다. 모두 마산을 걱정하고 사랑했다.

“빈 점포와 허름한 건물을 보며 다들 떠났다고 말하지만 국경을 넘어 온 이주민은 우리 빈자리를 채워준다. 모두 떠났다고 말하는 행복시장에 이주여성이 온 것처럼. 이들과 소통도 중요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박경주 작가는 지난 1993년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이방인으로서 위협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목격했다. 이주를 테마로 잡고 한국사회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사진전과 다큐멘터리 제작, 인터넷 다문화방송 샐러드TV를 만들게 된 계기였다. 지난 2009년에는 다국적 이주여성들이 모인 극단 ‘샐러드’(서울 영등포구)를 꾸려 연출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도 이주라는 주제를 놓치지 않았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지역민들에게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머니를 채워주는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기대는 부담스럽고 부당하다. 시스루 작업을 하면서 부림시장 상인, 지역민 75명을 만났다.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돈이랑 상관이 없다. 그런데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은 허름한 곳은 무조건 세련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억압적으로 무엇을 만들어버린다. 어쩌면 행복시장도…. 그때는 행복했고 지금은 아닐까?”

그녀는 시스루를 보러 행복시장에 발걸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창원조각비엔날레가 폐막하는 다음 달 9일까지 볼 수 있다.

“예술가가 나서서 빈 점포를 꾸미고 생기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 예술가들은 떠난다. 지역민들이 활력을 더 찾길 바란다. 지금 옛 회센터에 화려한 조명이 켜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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