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연
성산아트홀
하차연, <나를 불태우다>, 1987, 설치-퍼포먼스, 기록 사진, 가변크기,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제작지원

프랑스와 독일에서 미술을 공부한 하차연은 사회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어 고통받는 소수자와 이에 대한 사회적인 외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작업을 지속해 왔다. <나를 불태우다>는 하차연이 독일에서 공부하던 당시, 그곳이 자국에서 소비한 플라스틱 생수병을 생산지에 되돌려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음을 목격하고 시작한 설치-퍼포먼스 작업이다. 프랑스 님므 미술대학을 다니던 1987년, 작가는 비닐봉지를 들고 거리로 나가 페트병을 주워 담았고, 이를 불태우고 물로 식히기를 반복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성산아트홀
하차연, <모심기>, 1988, 설치-퍼포먼스, 기록, 영상, 단채널 비디오, 사운드, 컬러, 6분 41초
하차연, <나무처럼 머물기>, 1989, 퍼포먼스, 기록 사진, 가변크기,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제작지원

<모심기>는 쓸모를 잃은 신문지를 모아 한 퍼포먼스 작업이다. 여기서 작가는 본인이 ‘쌀’이라 이름 붙인 잎이 뻗은 작은 조형물을 작업실 바닥과 곳곳에 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나무처럼 머물기>에서는 위아래로 잘린 통나무에 빨간 페인트를 칠하고, 나무와 작가의 발가락을 붉은 줄로 묶어 연결한 채 서 있는 퍼포먼스 작업을 진행했다. 하차연의 퍼포먼스 속 오브제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가치를 잃은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라는 존재와 연결되고, 여기에 생명체와의 상호작용을 연상시키는 행위가 더해져 이전과는 다른 의미의 주체로 거듭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