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로슬러
성산아트홀
마사 로슬러, <부엌의 기호학>, 1975, 단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6분 33초, 마사 로슬러와 일렉트로닉 아츠 인터믹스(EAI), 뉴욕 제공

마사 로슬러의 <부엌의 기호학>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관념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로슬러는 앞치마와 포크, 밀대에서 부엌칼까지 다양한 조리 도구를 하나씩 들어 올려 사용법을 보여주듯 허공에서 휘두른다. 일상의 부엌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움직임은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상의 마지막에서 그는 알파벳 ‘U’, ‘V’, ‘W’, ‘X’, ‘Y’, ‘Z’을 온몸을 이용해 나타낸다. 여성의 신체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알파벳이 중첩되면서 기표와 기의가 분리되고, 부엌-여성-조리 도구의 연결고리를 해제할 기호학적 단서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