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
성산아트홀
김명희, <한강둔치 12지신 언덕 프로젝트>, 2003, 칠판에 오일파스텔, 240 × 120 cm
김명희의 <한강둔치 12지신 언덕 프로젝트>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바라보는 도시에 관한 추상적인 지도이자 공간을 바라보는 중요한 단서이다. 오랜 시간 전 세계를 유랑하며 작업 세계를 이어온 김명희에게 칠판은 드로잉하는 땅의 지도이자 그가 기억하는 생각들을 새겨놓은 양피지이다. 격자무늬의 칠판 위에 서울을 굽이쳐 흐르는 한강이 보인다. 그 주변에 열두 개의 띠 동물 모양의 작품은 한강둔치에 12지신의 형상을 한 언덕을 설치한다는 가상의 프로젝트 개념도다. 각각의 언덕은 150미터 길이에 30미터 높이를 가진다. 김명희는 아메리카 대륙, 미국 오하이오의 강변에서 만난 고대의 대지 미술에서 이 작품의 모티프를 얻었다.
성산아트홀
김명희, <사슴의 시선>, 2024, 칠판에 오일파스텔, 183 × 122 cm
김명희의 신작 <사슴의 시선>은 까만 밤하늘에서 사슴의 시선으로 본 한강의 밤풍경이다. 작가는 유라시아를 떠돌던 유목의 상징인 사슴 표상을 통해 은유적인 상징적 전이에 의한 유목적 인간 실존의 사유를 보여주려 했다. 그림에 새겨진 동물 이미지는 BC 7~10세기 것으로 동유럽에서 발굴된 유물이다. 이 까만 밤에 총총 뜬 별과 사슴의 눈망울은 성산패총에서 발견된 유물과 분토를 상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