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라
성산아트홀
박나라, <기다림>, 2023, 벤치, 밀가루, 효모, 베이킹 파우더, 버터, 설탕, 소금, 계란, 물, 바닐라 추출물, 올리브오일, 식품보존제, 인조손톱, 인조 개미, 가변크기
박나라의 작업은 그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기다림>은 임신과 수유기간 동안 몸이 부어오르면서 확장되고 늘어지는 등 겪은 다양한 신체적 변화에 기인한다. 그는 수유 중에 움직이지 못하는 몸의 무력감을 실감했고, 개미들이 지나가도 가만히 있는 몸을 상상하며 자신의 변화된 몸을 캐스팅하고 몰드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밀가루 덩어리를 반죽하여 형태를 형성하는 과정과 효모로 인해 부풀어 오른 형태는 여성의 신체가 겪는 변화와 변형을 상징한다.
성산아트홀
박나라, <매개 IV>, 2023, 3D 프린트된 나일론, 모래, 스테인리스 스틸 테이블, 알루미늄 트레이, 90 × 60 × 90 cm
박나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우리가 사라진 후에 남는 흔적과의 관계를 주목하면서 불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자연에서 시뮬레이션하여 나타낸다. <매개 IV>에서 모래 위에 반쯤 묻혀있는 조각은 3D로 출력한 작가의 감각기관과 산에서 주운 돌이다. 작가는 세상을 인지하는 도구이자 매개체인 감각기관을 인간의 죽음 이후 남겨지는 최후의 것으로서 묘사한다. 또한 실제 자연물인 돌과 신체를 모방하여 만들어낸 조각을 같이 배치함으로써 실존과 그 진정성의 경계를 모래 위에 늘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