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인
성산아트홀
홍영인, <자유를 위한 비상>, 2017, 면 위에 자수, 160 × 43 × 4cm ( × 5개 )
<자유를 위한 비상>은 한국의 민중운동 관련 보도사진에서 추출한 실루엣이 드로잉과 자수를 거쳐 악보가 된 일종의 ‘사진-악보’ 작업이다. 5개의 섹션은 위에서부터 차례로 인트로, 전개 1, 2, 3, 카덴자 악장이며, 각 섹션은 약 6개의 서로 다른 사건을 기록한 사진들에 기반한다. 여기에서 검열과 통제라는 국가의 강력한 힘은 완화되고 추상적인 아웃라인만이 남아 사진-악보 작업으로 재구성되었다. 연주자들이 이 악보들을 연주할 때 개별 악보의 원형이 되는 과거의 다양한 시공간들이 주관적으로 번역되어 지금 우리의 감각에 와 닿게 된다.
성산아트홀
홍영인, <반향의 짜임>, 2021, 다양한 천, 292 × 204 cm
홍영인의 작업 <반향의 짜임>에는 뒤집어지거나 파편화된 단어와 문장들이 얽혀있다. 이 텍스트들은 1970-1980년대에 한국의 섬유 공장에서 일했던 여공들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직조를 통해 천장에 걸리는 대형 태피스트리로 재구성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해체적 다시쓰기를 통해 남성 중심의 거대 서사에 가리어져 있던 여성 노동자들의 개별 서사를 시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환원적 역사 쓰기로부터 해방하고자 한다.